2021년 3월 운동단상
1. Doms(지연성근육통)에 대한 생각
근육통은 근성장과 상관없다. 항상 헬스장을 나올 때 상쾌한 컨디션으로 나와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오랫동안 몸에 베어버린 습관은 무섭다. 기어코 '조진다' 내지는 '뻐근함'을 느낄 정도까지야 하고야 마는... 내재된 습관..
운동의 목적이 퍼포먼스 향상이던, 근비대에 주안점을 둔 보디빌딩이건... 결국 중요한 건 총 부하량인데, 하루 안에 내 몸을 박살 내야' 오늘 운동 참 잘됐다'라고 생각하고야 마는 것이다.
이는 뒤 돌아서면 까먹는 '금붕어' 기억력과도 관련이 있는데... 그 반대급부로 Doms를 달고 산다... 1주일에 운동 쉬는 날이 2~3일이라면 1주일에 하루 이틀 빼고는 저조한 컨디션이다. 근세포 회복에 나의 에너지는 끊임없이 고갈되고 있고, 근신경 회복에 멘탈은 항상 '백 그라운드 앱 새로고침' 중이다.
그래서 디로딩 기간이 있는 것이다. 이때는 운동을 쉬어서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마음을 내려놓고 푹 쉬는 게 낫다.
소위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란 것이다. 인간의 몸은 손상과 회복을 통해 우상향을 그리며 성장한다.
주기화 훈련으로 지친 근육과 신경에 1주일간의 텀을 두고 완벽한 회복 기간을 주는 것이 현명하다.
그래야만 새로 시작되는 프로그램 첫 주차에서 더욱 향상된 퍼포먼스와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다.
2.운동 프로그램에 대한 생각
스트렝스 훈련을 대략 2016년도부터 공부하면서 훈련해 왔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5곱5, 캔디토 리니어, 6주 프로그램을 대략 2년 정도 하고, 웬들러531(야추)를 한지 얼추 2년 조금 된 것 같다. 그마저도 중간에 변형을 주어, 하체는 531, 상체는 863으로 고볼륨으로 실시하며, 하상상하상상씩으로 주 6회 운동으로 총부하량 이점을 최대한 가져갔다... 하지만 하나를 오래 하면 몸은 적응하기 마련이다.
새로운 운동 프로그램을 다시 찾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운동목적에 대한 방향성이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나는 오랫동안 마라톤(러닝)을 즐겨 해왔고, 등산, 맨몸운동, 요가, 케틀벨, 등 기능적인 움직임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고, 심미적인 것보다는 건강에 밀접하고, 밸런스, 기능적인 움직임에 방점을 찍고 운동을 해왔다.
웬들러 863으로 상체를 하면서 나름 근비대의 재미를 느끼며, 덤벨, 케이블 등 고립식 자세를 공부하고 연마하며 이 기회에 보디빌딩식 웨이트도 익혀보자란 생각까지 미치면서 근비대 위주의 프로그램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공부 할수록 보디빌딩식은 나의 방향점과 어딘가 어긋나 있는 지점이 다수 존재했다.
열심히 고립을 익히고 근비대를 이루어 내고, 자극식 운동방식에 나의 뇌와 몸은 점진적으로 적응하고 수용하기 시작한다.
일차적인 피드백인 눈바디는 흥미롭다.
하지만 몸은 무거워지고, 움직임은 둔해진다.
심미적인 것에 포커스를 둔 것에 대한 한계다.
어떤 움직임이든 잘하기 위해선, 보조운동도 필요하겠지만 결국 해당 종목에 대한 무수한 반복이 수반돼야 한다.
결국 그 종목(동작)에 대한 '익숙함'이 요점이다.
학부 시절 나는 건강과 밸런스를 중심으로 하는 운동법에 매진했다(ex. 애니멀플로우, 요가, 케틀벨, 러닝, 맨몸운동 등).
또 2012~15년 당시만 해도 헬스 업계의 천편일률적인 보디빌딩식 운동만이 정답이라는 고립식 사고방식에 환멸을 느꼈다.
항상 다수가 하는 것에 대한 저항감을 가지고 있는 반골 기질은 운동이란 취미를 선택할 때에도 발휘된 것이다.
나의 그 '본질적인 것에 접근하고야 말겠다는 욕심'이 되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사고의 폭을 좁혔다.
하여 '고립'은 무조건 나쁜 것으로 생각했다.
물론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사람마다 삶의 목적이 다르듯, 비난할 필요도 없고, 할 자격도 없다.
고립은 고립 나름의 이점이 있다.
다시 돌아와, 그럼 '건강'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 목적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지를 잘 컨트롤하기 위해 협응성을 제고해야 하고, 심폐 지구력과, 근육의 모든 타입을 적절하게 자극해야 한다.
그래야 중력에 짓눌리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 물론 보디빌딩이건, 스트렝스, 파프식, 마라톤, 내지는 그 어떤 스포츠든, 점수를 내고, 경쟁하기 시작하면 어느 한쪽이던 밸런스는 붕괴할 수밖에 없다. 그 붕괴를 통해서만 삶의 영위가 가능한 처지라면 누가 말릴 세냐만은 나처럼 일반인으로서 철저히 건강과 취미의 영역에 있다면 어느 지점에 서 있어야 가장 현명한 것일까? 끝이 나지 않는 고민이다.
운동 종목 선택이 중요할까, 운동 프로그램 선택이 중요할까….
결국 개인의 선택이겠지만... 현재의 난 프로그램 선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능하면 doms를 지양하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헬스장에서 나올 수 있을 정도의 운동량(총부하량).
RIR를 잘 공부하고 나의 ATP를 그날그날 자각하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혹자는 이 운동자각도가 어렵다고 하지만. 나는 그래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움직임이라는 것은 결국 내 몸을 살피며 관찰하고 내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경계를 짓지 않는다. 그 어떤 것에도 편견을 내려놓고, 배우려는 자세를 먼저 취한다.
새로움을 받아들이려는 마음가짐을 항상 놓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3. 마무리
쓰다 보니 또 간이 전혀 맞지 않는 양념장 같은 글이 나왔다.
오늘도 내일도 기억할 점은 '지치지 않게 움직이자'이다. 경쟁이 무슨 의미랴...
심미적으로 뛰어난 몸이 아니라서 남들이 인정해주지 않아도 어떠랴….
겉만 번지르르하고 속(장기)이 썩어 있는 것 보다는 나는 그런 시선들을 포기하는게 쉽다.